요약
베트남 정부는 반도체를 핵심 산업으로 키우려고 인텔과 삼성 등 외국 기업에 칩 공장을 요청했지만, 외국 기업들은 조립과 포장 공장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국영 통신사 비엣텔이 칩 공장을 맡았으나 장비 계약과 건설이 늦어져, 착공 9개월 뒤에도 부지에는 잡초만 남아 있습니다. 영상은 베트남 반도체 산업이 칩 제조 단계에 들어서지 못한 이유를 역사 흐름으로 짚습니다.
⏱ 00:001. 9개월째 잡초밭인 베트남 반도체 공장
⏱ 00:00베트남은 올해 1월 하노이 외곽에서 처음으로 반도체 칩을 직접 만들겠다며 공장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공산당 서기장과 총리까지 나서 첫 삽을 떴지만, 9개월 뒤 부지에는 건물 대신 잡초만 자라 있었습니다.

영상은 이 공장이 왜 첫걸음도 떼지 못했는지를 베트남 반도체 산업의 역사부터 따라가며 설명합니다.
⏱ 00:332. 인텔 공장은 왜 칩을 만들지 못했나
⏱ 00:33베트남에 처음 큰 반도체 공장을 지은 곳은 미국 인텔입니다. 2006년 인텔은 호찌민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당시 베트남이 받은 외국인 투자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었습니다. 중국 다롄, 인도 첸나이, 태국과 경쟁을 벌였고, 베트남은 총리가 직접 미국에 가서 요청하고 4년간 세금을 면제하겠다고 약속해 공장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이 공장은 칩에 회로를 새겨 만드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완성된 칩을 받아 검사하고 포장하는 역할만 맡았습니다. 1년 뒤 인텔은 칩 생산 공장을 중국 다롄에 짓기로 했는데, 빠르게 커지는 중국 시장과 정부 지원, 그리고 25억 달러라는 투자 규모 차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 02:233. 외국 공장 유치의 한계와 정부의 전환
⏱ 02:23그 뒤 베트남에는 외국 공장이 계속 늘어 일자리와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 기업이 가져온 부품을 조립하고 포장하는 구조여서 핵심 기술은 외국 회사가 갖고 있었고, 현지 기업은 이 공장들에 부품을 공급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인건비가 오르면 더 싼 나라로 떠날 수 있다는 약점도 있었습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2012년 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칩 생산 공장을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칩 제조 경험이 있는 국내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지어 줄 외국 기업을 찾았고, 가장 공을 들인 곳이 삼성이었습니다.
⏱ 02:544. 삼성 설득 실패와 제한적인 투자
⏱ 02:54베트남 총리는 2018년부터 3년 동안 삼성 이재용 회장을 세 차례 만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요청했고, 한 번은 서울까지 직접 찾아갔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삼성 엔지니어 3,000명의 입국을 허용하고 세금 혜택도 더했지만, 이재용 회장은 확답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는 한국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분야라서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면 정부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삼성은 대신 투자금을 미국 텍사스 공장에 쏟았고, 2023년 베트남의 재요청도 거절했습니다. 그 결과 베트남에는 연구소, 디스플레이 공장, 기판 공장만 들어섰습니다.
⏱ 04:025. 미국 기업의 외면과 인텔의 철수
⏱ 04:022021년 말 미국 패키징 회사 앰코가 박닌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포장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2023년 9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방문으로 반도체 인력 양성과 미국 기업의 투자가 발표되자, 베트남은 미국 칩 기업 여섯 곳에 칩 공장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칩 공장을 짓겠다는 기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베트남 투자 계획이 없었고, 시놉시스 부사장은 칩 공장 하나에 500억 달러가 들고 보조금 경쟁까지 치러야 한다며 재고를 권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인텔이 베트남 포장 공장 확장 계획을 접고 투자를 말레이시아로 돌렸습니다. 잦은 정전과 까다로운 행정 절차가 불안 요인이었습니다.
⏱ 06:186. 국영 통신사 비엣텔에 맡긴 칩 공장
⏱ 06:18외국 기업이 나서지 않자 베트남은 직접 칩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칩을 만들어 본 회사는 없었지만, 칩을 설계해 본 곳은 군이 소유한 통신사 비엣텔이었습니다. 비엣텔은 2023년 베트남 기업 최초로 5G 장비용 칩을 직접 설계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칩 공장을 하나 갖겠다는 것을 국가 목표로 정했고, 공장 건설은 국방부가 맡았습니다. 칩 공장을 국가 안보 문제로 본 것입니다. 올해 1월 비엣텔은 첫 삽을 떴고, 회장은 내년 말 32나노 칩 시험 생산을 약속했습니다. 32나노는 최신 스마트폰 칩보다 몇 세대 전 기술이지만, 경험이 없는 회사에게는 높은 목표였습니다.
⏱ 08:017. 장비 계약 지연과 멈춘 부지
⏱ 08:01칩을 만들려면 회로를 새기는 노광 장비가 필요하고, 이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가장 많이 만듭니다. 착공 전날 팜민찐 총리가 ASML 부사장을 만나 장비 판매를 검토한다는 답을 받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계약은 맺어지지 않았습니다. 공장 건설 경험 부족과 늦은 정부 자금까지 겹치면서 2년 내 칩 생산 약속은 점점 멀어졌고, 비엣텔 홈페이지에서는 32나노라는 표현도 사라졌습니다.

10월 로이터 취재진이 찾은 부지에는 잡초만 무성했고, 콘크리트 판 하나 외에는 1월 위성사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비엣텔은 사업이 계획대로 간다고 밝혔지만, 장비 계약도 건물도 없는 상황에서 내년 말 칩 생산은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삼성은 타이응우옌에 15억 달러 규모 공장을 짓고 있으나 칩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검사 공장입니다. 베트남이 원하던 칩 공장은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했습니다.






